사례 : 40대 주부 L씨는 무심코 체중계 위에 올라섰다가 충격을 받았다. 2년 전보다 멍무게가 무려 10kg이나 늘어났기 때문이다. 안 그래도 올 봄에 한 건강검진에서 심한 내장비만과 지방간 그리고 경계성 고혈압(정상치와 고혈압의 중간)과 당뇨를 진단 받은 터였다. 워낙 건강한 체질이라 운동이나 건강관리를 안하고 무심하게 살아 온 사이, 건강에 빨간 불이 켜진 것이다. L씨는 이대로 지내면 성인병에 시달리며 병원만 다니는 불행한 노후를 보낼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들었다. 그래서, 걷기 운동을 시작했고 시중에서 유명한 기능성 운동화를 사서 매일 1시간씩 걸었다. 하지만 운동을 시작한 지 2주째부터 무릎이 아프기 시작했다. 4주가 지나다 발바닥 앞부분이 아파서 20분 이상 운동하기가 어려웠다. 주변에서는 걷기 운동이 최고라고 했지만, L씨는 무릎과 발이 아파서 더 이상 오래 걸을 수 없었다. 결국 그녀는 발 전문의를 찾아가기에 이르렀다.

 

발이 아프면 몸 전체가 병들어

 

발은 우리 몸의 제일 낮은 곳에 위치하지만 그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우리 몸을 지탱하며 걷거나 달리는 등 제일 중요한 기능을 한다. 하지만 발은 제역할에 비해 온전한 대접을 받지 못한다. 특히 여성의 발은 더욱 심하다. 다리를 예쁘게 보이려는 욕심 때문에 발을 혹사하기 일쑤다. 발 볼이 좁은 구두는 발 전체를 옥죄고, 굽이 높은 구두는 발 앞부분에 체중을 쏠리게 한다. 발 입장에서는 하루하루가 곤욕인 셈이다. 배려가 부족한 주인 탓에, 상당히 많은 이들의 발은 신음하고 있다. 건강을 위해서는 걷기 운동이 가장 기본이다. 하지만 발이 건강하지 못하면 이 또한 불가능하다. 발이 아프면 무릎과 허리에도 영향을 미쳐 걷는 것 자체가 힘들어진다. 사람이 걷지 못하면 몸은 병들 수 밖에 없다. 수만 년 동안 이어진 인간의 직립보행 습성 때문이다. 정상적인 신진대사가 이뤄지지 않아 대사증후군과 같은 총체적인 건강 이상 신호가 나타난다.

 

 

 

 

발 건강, 내 발에 꼭 맞는 신발 선택이 중요

 

발의 건강을 지키며 통증 없이 잘 걸으려면 좋은 신발이 필요하다. 좋은 신발이란 비싸고 유명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발 형태에 맞는 신발을 뜻한다. 아무리 유명한 브랜드의 신발이더라도, 발 볼이 넓은 사람에게 좁은 신발은 최악의 선택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적절한 신발을 고를 수 있을까 ? 먼저 걷기를 목적으로 하는 일명 ‘워킹화’는 다음과 같은 구조적 특성을 갖춰야 한다. 뒤꿈치 축(월형)은 단단하고 뒷 굽에는 적절한 쿠션이 있으며 뒷굽 바깥쪽은 튼튼해야 한다. 또한 신발 전체가 뒤틀림이 없고 바닥 모양이 일자형이며, 앞 볼은 잘 구부러지고 충분한 공간이 있어야 한다. 신발 윗부분은 조정이 가능한 끈이나 벨크로(찍찍이)가 필수 요소다.

 

특히 평발에는 앞의 조건을 갖춘 신발이 필수다. 이런 신발에다가 발의 아치를 받쳐주는 특수깔창을 넣어서 함께 사용한다. 단, 켄버스화나 젤 소재의 신발은 피한다. 평발은 발의 뼈 구조와 인대가 과도하게 유연해진 상태이므로 발을 단단하게 지탱해주는 신발이 필요하다. 캔버스화는 신발 뒤축이 너무 부드럽고 젤 소재 신발은 바닥축의 뒤틀림이 많아 각각 발뒤꿈치와 발바닥을 견고하게 지지해주지 못한다.

 

 

한편, 발의 아치가 심하게 높은 요족(발의 아치가 높고, 발이 바깥으로 뒤집어지려는 발)의 경우에는 신발 바닥의 중간창 재질이 부드러워야 한다. 또한, 신발 뒷굽의 바깥쪽은 견고한 재질로 만든 것이 좋다. 그래야 바깥쪽으로 발이 밀리는 것을 막아 준다. 발목, 발가락 관절염 환자를 위한 신발도 있다. 몇 년 전부터 유행하고 있는 ‘흔들의자바닥모양 신발(rocker bottom shoe)'이다. 관절염 때문에 발목이 굳고 통증이 있거나, 발가락 시작 부위가 구부러지지 않아 정상 보행이 어려운 환자에게 유용하다. 단, 관절염이 아닌 일반적인 발 통증 환자에게는 위에서 말한 워킹화가 더 낫다. 현재 유통되고 있는 흔들의자 바닥 모양 신발의 바닥은 부드러운 소재가 두툼하게 붙어 있는데, 완출dgy과는 탁월하지만 발의 안쪽과 바깥쪽, 앞과 뒤의 흔들림이 커져 발을 불안정하게 만든다. 이는 평발인 사람에게 독이 될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걷는 시간이나 지면 상황에 따라 신발의 선택도 달라진다. 정상적인 발을 기준으로 1시간 정도 걷기 운동을 할 때는 일반 운동화도 괜챦다. 하지만 장시간 걸어야 할 때는 워킹화 등 앞서 제시한 기준이 충족되는 신발을 골라야 한다. 또한 등산처럼 울퉁불퉁한 지면을 장시간 걸어야 할 때는 워킹화의 기준을 만족할 뿐만 아니라, 신발 바닥이 넓어서 지면 안정성과 바닥 접지력이 큰 신발을 골라야 한다. 시중에 나오는 등산화는 대부분 이런 요구 조건을 만족하므로 선택하는데 크게 어렵지 않다.

 

깔창, 건강한 발을 위한 선택 조건

 

일반적인 신발 깔창은 3mm 정도의 두께로 쿠션이 좋은 소재로 만든다. 발에 문제가 없으면 신발 안에 들어 있는 기존의 깔창을 그대로 사용해도 된다. 하지만 발의 통증이나 발의 변형이 있으면 특수 깔창을 사용해도 된다. 가벼운 평발 때문에 통증이 있는 사람은 적절한 운동화를 선택한 후 발의 아치를 받쳐주는 기성품 특수 깔창 일명 ‘아치 서포트’를 넣어서 사용하면 된다.

 

하지만 심한 평발은 기성품 특수 깔창으로는 통증이 해결되지 않는다. 맞춤식 특수 깔창 ‘오소틱’(환자 발의 석고본이나 발본을 뜨고, 이 본을 제작소에서 변형 수정해 만든 맞춤식 특수 깔창)을 사용해야 한다. 맞춤식 특수 깔창은 석보 붕대를 이용해 환자 발 모양 그대로 본을 뜬 다음, 의사의 처방에 따라 본의 모양을 수정하고 여러 가지 소재를 붙여서 만든다. 발의 변형을 방지하고, 발의 압력 분포를 고르게 하는 것이 목적이다. 맞춤식 특수 깔창을 사용하면 평발을 고정할 수 있고 발의 통증도 사라진다. 또한 발이나 발가락의 추가 변형을 방지할 수 있다. 미국, 영국, 독일과 같은 서구사회에서는 의료보험의 혜택으로 오소틱이 널리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아직까지는 의료보험 혜택 없이 환자가 전액 부담한다.

 

 

 

 

요족이 심한 사람도 오소틱이 효과적이다. 발바닥 바깥쪽에 쐐기 모양의 웨지를 삽입해 만든 오소틱을 착용하면 발이 바깥쪽으로 안 넘어가고, 발목을 삐끗하지 않는다. 무지외반증과 같은 발가락의 기형이 있을 때는 발 볼이 충분히 넓은 신발을 신는다. 같은 사이즈라도 남자 운동화가 볼 부분이 넓어서 좋다. 신발 안에 발바닥을 골고루 받쳐주는 오소틱을 넣어서 신으면 많이 도움이 된다. 이처럼 환자의 발 상태에 따라 필요한 특수 깔창은 다양하다. 그러므로 혼자 고민하지 말고 재활의학과 족부클리닉을 방문해 제대로 된 특수 깔창을 처방 받아 사용하는 편이 좋다.

 

닥터 클리닉

-신발, 선택할 때 주의할 점-

1. 발이 정상이면 시중의 나와 있는 워킹화 중에 본인이 원하는 것을 택한다.

2. 발이 아프고 기형이 있으면 구조적으로 잘 갖춰진 신발을 택한다.

3. 발 상태에 따라 맞춤식 특수 깔창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출처 : 중앙일보 헬스미디어 “110人의 재활전문의가 권하는 건강한 삶” - 대한재활의학회-

 

의료정보 등재 : 일산중심병원